부동산투기 근절책 : 재산세의 국세화

부동산보유세 인상의 문제점과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할 경우의 경제적 효과

최용식(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1. 부동산보유세(재산세) 인상의 문제점

참여정부는 부동산보유세 인상이 부동산투기를 근절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이 정책은 부동산투기를 억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정책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좀 더 근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부동산보유세로 불리고 있는 '재산세'는 지방세이다. 이것은 지방세 중에서도 광역자치단체의 세금이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의 세금이다. 서초구청이나 강남구청 등이 재산세를 부과하고 징수하여 사 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재산세를 인상하려고 하더라도, 자치단체가 반대할 경우에는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비록 지금은 부동산투기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라, 재산세 인상 을 강남구청이나 서초구청이 감히 공개적으로 반대할 수 없는 분위기이지만, 그 실행단계에서는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몇 년 전에는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이 강력하게 반발하여 재산세 인상을 무산시킨 적이 있었다.

그러면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질까?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처럼 잘 사는 동네는 재정자립도가 높아서 재산세를 굳이 인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세입으로도 구청살림을 충분히 꾸 려갈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재산세를 올리려 하겠는가! 재산세를 올리면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 뻔한데 말이다. 더욱이 부자들의 사회적 영향력은 민초들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로 강력하다. 또한 은밀하고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자신들의 뜻을 충분히 실현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실천의지가 여간 강하지 않으면, 중도에 좌초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해야 한다.

부동산투기가 장차 잠잠해지기라도 하면, 부동산보유세 인상은 과거처럼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약 이렇게 되면 부동산투기가 언젠가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를 근절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이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정책당국은 이런 근본적인 해결책에는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향후에 일어날 부 동산투기까지 예방할 수 있다. 그러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것은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하는 일이다. 오늘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2.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려면

부동산투기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즉, 부동산가격 폭등이 가져다주는 매매차익과 임대소득 그리고 부동산 이용의 편익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매매차익을 환수하고, 부동산 보유의 편익에 대해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며,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확실하게 부과해야 한다. 이제 이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시 행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나마 살펴보자.

먼저, 부동산 매매차익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부동산가격의 폭등을 막는 일이 급선무이다. 그런데 부동산가격의 폭등은 주로 투기수요에 의해서 일어난다. 이런 투기수요를 막기 위해서는 부 동산 매입과 보유를 아주 부담스럽도록 해야 한다. 특히, 소득세나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충분히 낸 자만 부동산 매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부동산 매입자는 매입자금의 출처를 스스로 밝히도록 제도 화할 필요가 있다. 만약 매입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소득세나 증여세를 탈세한 것으로 간주하여 중과세 해야 한다.

다음으로, 부동산은 그 이용에 따른 편익을 소유자에게 제공하므로, 그 편익을 즐기는 자는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한다. 누린 만큼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부동산 보유세를 대폭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부동산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충분한 세금이 부과되어야 한다. 지금은 임대소득을 축소신고하고 세무당국도 이를 묵인하는 것이 관행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를 시정하자는 것이다. 다만,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지나치게 높일 경우에는 각종 건설을 억제하여 공급을 제약하고, 이것이 부동산 가격을 더욱 올림으로써 부동산투기의 원인으로 작 용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대책들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수립되고 집행되기 위해서는, 거듭 강조하거니와, 부동산보유세의 국세화가 필수적이다. 보유세가 국세화가 되어야 부동산 거래세와 상속세 및 증여세와 연계하여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부동산 거래세와 상속세 및 증여세는 국세이고, 부동산 보유세는 지방세이다. 세금의 대상은 동일하지만, 세금은 별도로 부과되고 징수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원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거나 세금의 형평성이 떨어지는 일이 자주 일어나곤 한다. 만약 부동산 보유세가 국세로 전환되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아울러, 부동산보유세가 국세화 되면 재산세의 누진세제 도입이 용이해진다. 지금은 재산세의 부과와 징수가 지방자치단체에 의해서 이뤄지므로, 보유 부동산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을 경우에는 누 진과세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부동산 보유세를 국세화 할 경우에는 그것이 훨씬 쉬워진다. 또한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다량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자를 쉽게 색출해낼 수 있는 장점 도 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소득이 있는 자만 재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재산을 향유하는 만큼의 재산세를 납부케 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조세저항이다. 특히, 소득이 충분치 않은 소유자의 조세저항이 격렬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동산을 신탁기관에 신탁할 경우에는 세금을 유예해주는 등의 보완책 마련도 필요하다.

3. 국세와 지방세의 분류기준에 대한 재고

소득세와 재산세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비교적 크다. 그리고 소득재분배는 국가적 사업이다. 따라서 이런 세금은 모두 국세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단하게 말해서, 국민경제적 관점에서도 현재 지방세로 분류된 재산세를 국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신, 소득재분배 기능과 상관없는 세금은 지방세로 전환하여 재원을 보전해줄 필요가 있다. 즉,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를 지방세로 전환하자 는 것이다.

물론,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재산세는 지방세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봉건영주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봉건영주시대를 거치지 않은 우리나라가 그 전통을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 지금은 봉건영주시 대가 결코 아니다. 더욱이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할 경우에는 다음에서 거론하는 바와 같이 여러가지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4.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할 경우의 경제적 효과

첫째, 세금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과거보다 훨씬 탁월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동안 중앙정부는 조세저항을 회피하기 위해 각종 물품세와 특별소비세 등을 신설하여 세원을 확보하여 왔다. 이에 따라 간접세 비중이 2003년 예산기준으로 40.4%에 이르러 선진국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높은 편이 되었다. 이것이 빈부격차 확대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부가세를 지방세로, 재산세를 국세로 전환하게 되면, 중앙정부는 세입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늘어나는 재정지출 수요의 세원확보를 위해서도, 재산세 징수를 강화하거나 세율을 상향조정할 것이다. 이에 따라 소득재분배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둘째, 지역균등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현재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력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 지역내총생산이 전국의 47.9%를 차지할 정도이다. 또한 영남권과 호남권과의 경제력 격차도 크며, 이것이 지역감정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영남권 경제력은 호남권의 2.9배에 달한다. 이런 지역별 경제력 격차는 자치단체별 재정자립도의 격차를 부르고 있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자치단체별 재정자립도 격차의 해소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런데 재산세와 소득세의 징수액은 지역별 소득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반면, 부가세 징수액은 지역별 소득과는 큰 상관이 없다. 따라서 재산세를 국세화하고, 그 대신 부가세를 지방세로 전환할 경우, 지역균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참고로, 다음 표는 각 광역시별 재정자립도와 각 도별 재정자립도를 나타내고 있다.

광역시의 재정자립도(%)

서울

인천

대전

부산

울산

대구

광주

94.5

71.3

70.0

69.9

65.0

61.6

57.2


도의 재정자립도

경기

경남

충북

제주

경북

충남

전북

강원

전남

79.0

38.7

32.7

32.5

28.7

28.4

22.3

21.1

19.0



셋째, 지방분권화 효과도 탁월할 것이다. 앞의 도표에서 보듯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상태이다. 그래서 부족한 재원을 중앙정부의 재정보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 이 중앙정부의 지방자차단체에 대한 통제권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명실상부한 지방분권화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일이 급선무이고, 이를 위해서는 부가가치세를 지방 세로 과감하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지방정부 보전재원 역할을 하는 지방교부세와 지방양여금, 지방교육교부금과 지방교육양여금, 중앙정부의 각종 보조금 등은 모두 합쳐 39.6조원에 이른다(이하 2000년 세수기준). 지방세인 종 합토지세는 1.4조원이고 재산세는 0.8조원이다. 반면에, 부가가치세는 34.1조원, 특별소비세 5.0조원, 주세 3.1조원 등 간접세는 총 42.2조원이다. 국세인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와 지방세인 부동산 보유세를 서로 맞바꾸더라도 세수 상의 문제는 없는 셈이다. 다만, 지역간 재정불균형은 중앙정부가 개입하여 보전해줄 필요는 있다.

넷째, 자치단체의 책임성을 제고할 수 있다. 부가세율 조정권한까지 자치단체에 부여할 경우, 지역별로 부가세율은 격차를 보일 것이다. 부가세는 생산과 소비에 직결되므로, 부가세율을 낮춘 지역 의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며, 자치단체별로 경쟁이 이뤄질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별 경제력 격차의 개선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며, 자치단체의 성적평가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아울러 지방재정에 대한 책임성도 강화될 것이다. 지금은 광역시 지하철건설에서 보듯이, 지방재정이 부담하기 벅찬 사업을 벌인 뒤, 중앙정부 보전에 무작정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예방하 기 위해서도 자치단체 책임성의 제고는 시급하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 부채 총 규모는 금년 6월 현재 16.1조원으로서, 2003년 지방세 세입목표액 28.8조원의 21.6%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별 부채 현황(단위 억원)

합계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161,760

17,470

22,879

23,249

6,595

8,891

7,740

5,243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15,389

6,684

3,237

6,563

6,685

6,650

10,544

7,517

6,424